49세에 깨달은 것, 나는 존재가 아니라 흐름이다
49세가 되면서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20살의 나는 어디로 갔을까?
그때의 몸도 아니고, 그때의 생각도 아니다. 좋아하던 것도 달라졌고,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다. 심지어 얼굴과 목소리까지 변했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20살의 나와 같은 사람일까?
법적으로는 같은 사람이다. 이름도 같고 과거의 기록도 이어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너무 많은 것이 변해 있다.
최근 상대성 이론과 뇌과학, 그리고 명상에 관한 내용을 공부하면서 이 질문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흐름일지도 모른다.
아침의 나와 밤의 나도 다르다
우리는 보통 자신을 하나의 고정된 존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지 않다.
아침의 나는 잠에서 막 깨어난 상태다. 몸도 가볍고 생각도 단순하다. 반면 밤의 나는 하루 동안 수많은 경험을 한 상태다. 피곤할 수도 있고, 새로운 생각이 생겼을 수도 있다.
아침의 나와 밤의 나는 같은 사람일까?
같다고도 할 수 있고 다르다고도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둘 다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아침의 선택이 밤의 나를 만든다. 아침에 운동하면 밤의 몸 상태가 달라진다. 아침에 책을 읽으면 밤의 생각이 달라진다.
즉, 나는 고정된 물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이다.
20살의 나, 49살의 나, 93살의 나
20살의 나는 지금의 나와 다르다. 93살의 나 역시 지금의 나와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아니다.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강을 생각해 보자. 산속에서 시작한 작은 물줄기가 계곡이 되고, 시내가 되고, 강이 되어 바다로 흘러간다.
상류의 물과 하류의 물은 같은 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하나의 강이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20살의 나는 상류이고, 49살의 나는 중류이며, 93살의 나는 하류다. 나는 하나의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흐르는 강에 더 가깝다.
상대성 이론이 알려준 관계의 세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공간과 시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었다. 관찰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었다.
이 이론은 단순히 물리학 공식이 아니다. 세상이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박문호 박사는 이런 관점에서 존재보다 관계가 먼저라고 설명한다. 고정된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가 존재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인간도 마찬가지다. 나는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태어났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성장했다.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어쩌면 나라는 존재도 수많은 관계가 잠시 만들어낸 하나의 현상일지 모른다.
명상이 과학인 이유
명상은 무엇인가를 믿는 행위가 아니다. 오히려 관찰하는 행위에 가깝다.
호흡을 관찰한다. 생각을 관찰한다. 감정을 관찰한다.
그러다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생각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나타난다. 감정도 저절로 올라온다. 마치 하늘의 구름처럼 왔다가 사라진다.
그 순간 우리는 자신이 생각 그 자체가 아니라 생각을 바라보는 관찰자라는 사실을 조금씩 느끼게 된다.
그래서 명상은 의식을 연구하는 하나의 과학적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Physical Level 10이 아니라 흐름이다
최근 운동을 하면서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많은 사람들은 목표에 집착한다. 10km를 몇 분에 뛰어야 한다. 수영을 몇 km 해야 한다. 아이언맨 대회에 나가야 한다.
하지만 흐름의 관점에서는 조금 다르다.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에게 무엇을 넘겨주는지가 중요하다.
Physical Level 0에서 Physical Level 10으로 가는 길도 마찬가지다.
0에서 바로 10으로 갈 수는 없다. 0에서 1로, 1에서 2로, 2에서 3으로 하루하루 연결되어야 한다.
강이 바다까지 가는 것도 한 번의 점프로 가는 것이 아니다. 흐르기 때문에 도착하는 것이다.
49세 리셋의 의미
나는 올해를 리셋의 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예전에는 결과만 바라봤다. 돈을 빨리 벌고 싶었다. 운동 실력을 빨리 올리고 싶었다. 인생을 빨리 바꾸고 싶었다.
하지만 흐름은 조급함을 좋아하지 않는다. 흐름은 방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오늘 운동을 했다면 충분하다. 오늘 책을 읽었다면 충분하다. 오늘 글을 썼다면 충분하다.
그 작은 행동들이 쌓여서 미래의 나를 만든다. 49세의 내가 93세의 나를 만드는 것이다.
마무리
나는 존재가 아니라 흐름이다.
20살의 나와 49살의 나와 93살의 나는 서로 다르다. 하지만 연결되어 있다.
아침의 나와 밤의 나도 서로 다르다. 하지만 연결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흐름을 끊지 않는 것이다.
몸을 위한 작은 행동, 지식을 위한 작은 공부, 미래를 위한 작은 글쓰기.
그렇게 하루하루 흐르다 보면 언젠가 뒤돌아보며 알게 될 것이다.
나는 목표를 쫓아온 것이 아니라 흐름을 따라 살아왔다는 사실을.